‘비타민B3’가 암환자 수명 늘린다… 국내 연구 결과
May 21, 2024
비타민B3 항암보조 효과 임상시험으로 입증
비타민B3가 암 억제유전자 렁스3(RUNX3) 재활성화해
비타민B3 복용이 암환자의 기대 수명을 2배로 늘리고, 사망 위험은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충북대 의대 배석철 교수는 21일(오늘)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비타민B3의 항암보조 효과 임상시험 입증 결과를 발표했다.
암은 한국인 사망 원인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치명적이다(2022년 사망원인통계, 통계청).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암은 분열해서는 안 될 세포가 분열하고, 죽어야 할 세포가 죽지 않아 생성된 세포 덩어리다. 암 치료에 있어서는 다양한 치료가 시도돼 왔다. 하지만, 2000년 이전까지 쓰인 화학요법은 부작용이 심해 더 이상 사용되지 않고, 이후 암 유전자를 억제하는 전략의 표적항암제 치료는 기대만큼의 수명 연장 효과를 보이는 데 한계를 보였다.
이에 ‘암 억제유전자’를 활성화시키는 전략의 시도로, 전남대 의대 김영철 교수·충북대 약대 박일영 교수·충북대 의대 배석철 교수 연구팀은 과연 비타민B3가 인간의 암을 치료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위해 4기 폐암환자 110명(여성 70명(63.6%), 비흡연자 84명(76.4%))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연구 결과, 비타민 B3 (일명 Amina-X) 하루 1 g의 경구투여로 암환자의 생존기간이 약 13.3개월 연장됐음이 확인됐다. 이는 표적항암제 치료를 받는 여성 폐암환자 또는 비흡연 폐암환자의 생존기간을 1년 이상 추가로 연장할 수 있으며, 사망 위험은 거의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흡연 남성에 대해서는 비타민B3의 효과가 없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비타민 B3가 암세포내에서 기능이 저하된 암 억제유전자 ‘렁스3(RUNX3)’의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표적항암제의 효능을 향상시킨다고 설명했다. 렁스3 유전자는 암의 발병을 억제하는 유전자로, 기능이 저하되면 위암 및 방광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사실이 2002년과 2005년에 각각 규명된 바 있다. 배석철 교수는 “렁스3는 폐암뿐 아니라 위암, 대장암, 간암, 방광암 등 다양한 암에서 기능이 저하돼 있다”며 “비타민B3로 렁스3 기능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면 다양한 암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배석철 교수는 암 치료를 위한 비타민B3 섭취는 일반의약품을 선택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음식을 통한 섭취 혹은 시판 중인 건강기능식품 비타민B3는 저용량이어서 항암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며 “암 치료에는 이의 100배 정도 필요하며 일반의약품 비타민B3를 복용하면 장기복용해도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 및 임상시험분야 전문 국제학술지 ‘클리니컬 캔서리써치(Clinical Cancer Research)’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