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B3, 암 환자의 기대 수명은 2배 늘리고, 사망 위험은 절반으로 줄인다
May 22, 2024
김수진 기자
충북대 의과대학 배석철 교수, 세계 최초로 비타민 B3 항암 보조 효과 임상시험 입증 논문 발표
충북대 약학대학 박일영 교수 주관, 전남대 의과대학 호흡기 내과 김영철 교수 임상 수행
표적항암제와 비타민 B3 병용투여, 암 환자의 생존 기간이 약 13.3개월 연장 확인
암세포 내에서 기능이 저하된 암억제유전자 렁스3의 기능 강화, 표적항암제의 효능 향상
폐암뿐 아니라 다양한 암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바이오타임즈] 국내 연구진이 비타민 B3로 암 환자의 기대 수명은 2배로 늘리고, 사망 위험은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했다.
비타민 B3의 항암 보조 효과를 임상시험으로 입증한 것은 세계 최초이다.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김영철 교수, 충북대학교 약학대학 박일영 교수,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배석철 교수 연구팀은 4기 폐암 환자 11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통해(US National Library of Medicine 등록번호: NCT02416739) 비타민 B3(일명 Amina-X) 하루 1g의 경구투여로 표적항암제 치료를 받는 여성 폐암 환자 또는 비흡연 폐암 환자의 생존 기간을 1년 이상 추가로 연장할 수 있으며, 사망 위험은 거의 절반으로 줄일 수 있음을 밝혔다.
간단하고 안전한 방법으로 표적항암제에 의한 암 환자의 수명 연장과 사망 위험 감소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다는 해당 연구 논문(LINICAL TRIALS: TARGETED THERAPY| APRIL 15 2024. Nicotinamide in Combination with EGFR-TKIs for the Treatment of Stage IV Lung Adenocarcinoma with EGFR Mutations: A Randomized Double-Blind(Phase IIb) https://aacrjournals.org/clincancerres/article/doi/10.1158/1078-0432.CCR-23-3059/741909/Nicotinamide-in-Combination-with-EGFR-TKIs-for-the)은 지난 4월 15일 의학 및 임상시험 분야 전문 국제학술지 클리니컬 캔서리써치(Clinical Cancer Research)에 게재됐다.
농업진흥청에서 추진한 바이오그린 21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최근 미국암학회에서 발표됐다.
충북대 의과대학 배석철 교수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충북대학교)
비타민 B3는 나이아신(니코틴산), 니코틴아마이드(니아신아미드) 및 니코틴아미드 리보사이드의 세 가지 형태 또는 비타민을 포함하는 비타민 계열이다. 세 가지 형태의 비타민 B3는 모두 신체 내에서 니코틴아마이드 아데닌 다이뉴클레오타이드(NAD)로 전환된다.
비타민 B3는 주로 식품으로 섭취가 가능하며, 주요 기능은 에너지 생성, 신경 기능 유지, 심혈관 건강 유지, 피부 건강 유지, 항산화 작용, 항염 작용, 콜레스테롤 관리 효과 등이 있다.
특히, 비타민 B3는 최근 여러 연구를 통해 잠재적인 항암 특성으로 주목받았다. 그런데, 임상시험을 통해 항암 보조 효과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표적항암제와 비타민 B3 병용투여, 암 환자의 생존 기간이 약 13.3개월 연장 확인
연구팀은 비타민 B3는 암세포 내에서 기능이 저하된 암억제유전자 렁스3(RUNX3)의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표적항암제의 효능을 향상시킨다고 밝혔다.
렁스3 유전자는 암의 발병을 억제하는 유전자로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배석철 교수가 지난 1995년에 세계 최초로 발견했으며, 이 유전자의 기능 저하가 위암 및 방광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2002년과 2005년에 각각 규명한 바 있다. 2002년에는 연구 성과가 세계적으로 저명한 생명과학 학술지인 셀(Cell)에 등재됐다.
배 교수팀은 2010년 폐암 발병의 초기 원인이 렁스3 유전자의 불활성화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기도 했다. 렁스3 유전자의 기능이 절반으로 줄어든 유전자 결손 생쥐의 85%가 폐암에 걸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배 교수팀은 발암물질 투여를 통해 폐암이 발병한 생쥐는 예외 없이 렁스3 유전자의 기능이 현저히 저하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배 교수팀은 당시 전체 폐암의 30%에 해당하는 폐선암(肺腺癌·lung adenocarcinoma)을 유발하는 최초의 분자적 현상을 규명해 폐암의 조기진단과 치료법 개발을 위한 이론적인 근거를 마련했으며, 암이 발병하기 수년 전에 나타나는 분자적 현상도 규명해 폐암 예방을 위한 이론적 근거도 제시했다.
이렇듯 렁스3는 세포의 삶과 죽음의 운명을 결정하는 유전자로서 이 유전자의 기능이 저하되면 분열해서는 안 되는 세포가 분열하고, 죽어야 할 세포가 죽지 않게 되어 암이 발병하게 된다.
렁스3는 폐암뿐 아니라 위암, 대장암, 간암, 방광암, 췌장암, 유방암 등 다양한 암에서 기능이 저하되어 있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 여성 폐암 환자에게 표적항암제(제피티닙 또는 엘로티닙)만 투여한 경우보다 표적항암제와 비타민 B3(Nicotinamide)를 병용 투여한 경우 암 환자의 생존 기간이 약 13.3개월 연장됐음을 확인했다. 또, 남녀를 포함한 비흡연자 그룹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관찰됐다.
빨간색 선은 여성 폐암 환자에게 표적항암제(제피티닙 또는 엘로티닙)만 투여한 경우 생존 커브이다(중앙 생존기간 약 30.1개월). 보라색 선은 여성 폐암 환자에서 표적항암제와 비타민 B3(Nicotinamide)를 병용 투여한 경우 생존 커브이다(중앙 생존기간 약 43.4개월). 비타민 B3의 병용투여에 의해 암환자의 생존기간이 약 13.3개월 연장되었음을 알 수 있다. 남녀를 포함한 비흡연자 그룹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관찰되었다. 본 연구의 통계적 신뢰도는 99% 이다(p value = 0.01)(자료 및 설명=충북대 의과대학 배석철 교수)
근치적 절제가 불가능한 암에 있어 고전적인 세포독성 항암제에 더불어 최근 분자적 표적항암제 및 면역항암제의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 약제들의 수명 연장 효과는 아직 만족스럽지 못한 단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항암제의 효능을 강화할 수 있는 비타민 B3의 효과에 관한 이번 연구 결과는 폐암뿐 아니라 다양한 암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EGFR 돌연변이를 가진 4기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니코틴산아미드와 1세대 EGFR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를 병용할 경우의 치료 효과를 평가했다”면서 “니코틴산아미드를 EGFR-TKI에 추가하면 여성 환자와 흡연 경험이 없는 환자에게 주목할 만한 생존 혜택과 함께 PFS(무진행 생존율) 및 OS(전체 생존율)의 잠재적 개선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충북대학교 약학대학 박일영 교수가 주관했으며,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배석철 교수가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고,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호흡기 내과 김영철 교수가 임상시험을 수행했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출처 : 바이오타임즈(https://www.bio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277)